원주 DB의 12월 일정은 촘촘하게 짜인 강행군이다. 벌써 1일 울산 현대모비스(울산), 3일 서울 삼성(잠실), 5일 창원 LG(창원), 7일 인천 전자랜드(원주)를 만나는 등 전국 곳곳을 돌아다녔다. 휴식 기간도 길지 않았다. 단기간에 지방과 수도권을 넘나드니 체력 부담이 생길 수 있다.

9일에는 전주로 떠난다. DB는 또 한 번의 강행군을 치르게 됐다. 이번 상대는 전주 KCC다. 전력이 만만치 않다. 9일 현재 DB는 14승5패로 리그 2위, KCC는 13승6패로 리그 3위에 랭크됐다. 두 팀의 격차는 단 한 경기차. 이번 경기 결과로 순위가 변동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잘 버티고 있다. DB는 12월 4경기에서 3승1패를 기록했다. 삼성 원정에서 패했지만, 현대모비스 LG 전자랜드 등 까다로운 상대들을 잡아냈다. 이상범 DB 감독은 “현재 우리는 고비를 맞고 있다. 연전을 치르면서 선수들이 힘들 수밖에 없는 일정이다. 하지만 운이 좋아 잘 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범 감독은 의도적으로 선수단의 출전시간을 관리하고 있다. 7일 전자랜드전에서도 출전시간 30분을 넘긴 선수는 디온테 버튼이 유일했다. 버튼도 30분37초를 소화했다. 가드진은 두경민을 중심으로 최성모 박병우가 돌아가며 맡고 있고,
김주성은 전자랜드전 출전시간 10분이 전부였다. 이상범 감독은 “국내선수들에게 출전시간 25분 이상은 주지 않으려고 한다. 한 선수가 과부하에 걸리면 그 후유증이 몇 경기나 지속된다. 그럴 바엔 한 경기씩 관리하는 게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가장 큰 걱정 중 하나는 버튼이다. 버튼은 올시즌 처음으로 프로 무대를 소화하고 있다. 이상범 감독은 “원정 경기를 떠나고 숙소에 돌아오면 새벽 3시쯤 도착한다. 특히 버튼의 경우 버스에서 잘 자지 못하더라. 원정 경기를 많이 해보지 않아 그런 거 같다.
버튼이 숙소에 돌아오면 힘들어한다. 때문에 경기 다음날 오전 운동을 아예 하지 못한다. 오후에도 5~6시 동안 슈팅 훈련만 하는 것이 전부다”고 했다.
이상범 감독은 버튼의 출전시간을 관리해주려고 하지만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버튼이 경기에 뛰고 싶어 하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이상범 감독은 “버튼을 빼려고 하면 뛰고 싶다고 말한다. 벤치에서 힘이 빠졌다고 판단한 줄 알고 섭섭해 하더라.
2~3쿼터 3분 정도 벤치에 앉히면 계속 나만 쳐다본다. 다행히 버튼의 나이가 젊어 체력 회복이 금방 된다”고 설명했다. 버튼은 크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버튼은 “일정에 불만이 없다. 대학 시절에는 경기 일정이 길게 잡혔지만 그동안 훈련을 해야 했다. 차라리 경기만 뛰는 게 낫다”고 말했다.
DB는 7일 전자랜드전과 9일 KCC전을 포함해 오는 12일에는 서울 SK를 상대한다. 상위 3팀과의 맞대결이다. 일단 전자랜드를 잡아내 출발을 잘 끊었다. KCC전에서 좋은 흐름을 이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KCC는 7연승을 달리다 지난 6일 SK에 패해 연승이 저지됐다. 하지만 전력은 리그 정상급이다. 안드레 에밋과 찰스 로드의 컨디션이 좋고 이정현 전태풍 하승진 등 국내선수들도 언제든지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자원이다. DB가 이번 고비는 어떻게 넘길지 궁금하다.